[이코노믹포스트=정시현기자] 삼성전자가 6월 들어 여섯 차례나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면서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2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전망 때문으로 증권가에서는 잇따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나섰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가가 3년래 최고점에 근접한 데다 코스피 반등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1일 오전 10시40분 현재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0.49% 오른 143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이후 3거래일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에는 장중 144만8000원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6월 들어 여섯 차례나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특히 삼성전자는 6월 한 달간 10.8% 상승하면서 코스피100 내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11% 하락해 삼성전자가 10.9%포인트 초과 상승했다. 연초 이후 삼성전자는 13.5% 수익률을 기로해 코스피(1.0%)를 12.6%포인트 앞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4월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코스피 내에서 삼성전자의 이익 모멘텀이 다른 종목에 비해 양호한 데다 글로벌 반도체 업종의 상승 때문이다.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6조6800억원으로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예상을 8% 상회한 7조6000억원으로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충족할 전망"이라며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은 반도체 2조6000억원, IM(IT·모바일) 4조2000억원, DP(디스플레이) 2000억원, CE(전기가전) 7000억원"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부문의 이익은 지난해 3분기를 고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D램 수익성의 안정화와 낸드 사업의 수익성 개선으로 2분기를 저점으로 점차 개선 추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상반기 생산 차질로 큰 폭의 적자를 보인 LCD 사업이 6월부터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하반기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면서 6월 들어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하고 나섰다. 대신증권은 171만원, 한국투자증권은 170만원으로 상향했다. 한화투자증권은 180만원으로 목표 주가를 상향했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전망도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들어 대만 TSMC와 텍사스인스트루먼츠 주가는 2015년 고점을 넘어서면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추세적 강세는 반도체 업종의 투자 심리를 회복시키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6월 프로야구에서 NC다이노스가 무패 행진을 이어가면서 지난 주말 15연승을 달성한 것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면 주식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뜨겁다"며 "삼성전자는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이 부담스럽지만 주도권이 살아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의 이익 모멘텀이 다른 종목에 비해 월등히 양호하고, 이익 전망이 하향되고 있는 다른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며 "삼성전자의 가격 부담에도 코스피 내에서 대안을 찾기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 삼성전자는 기업 이익이 정점을 기록한 2013년 이후 3년간 중장기 고점이 낮아지는 하락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올해 3년 만에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 하락 추세선이 위치한 147만원~150만원은 기술적으로 부담스러운 가격대라는 것이다.
연초 이후 삼성전자의 코스피 대비 초과 성과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코스피 대비 상대강도는 지난주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가격 측면에서 삼성전자의 상대적 매력이 반감될 수 있는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 단기 반등 국면에서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약할 것"이라며 "반등 국면에서 짧은 대응이 아니라면 종목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고 오히려 상대적 약세가 나타나면 비중 확대가 나은 선택이다. 삼성전자의 가격 부담과 주도력 회복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반도체 ETF"라고 제언했다. 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