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황채원 기자]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을 통해 갑작스럽게 발표한 내용이다. 아무도 생각하지 않던 석유 매장 가능성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치적 술수'라는 비판이 나왔고 과거 박정희 정권 때처럼 '대국민 사기극'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물론 보수언론과 여당은 '산유국의 꿈'을 거론하며 비판을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포항의 석유, 가스 매장 가능성을 제기한 미국 심해 기술평가 기업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지난 5일 방한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7일 기자회견에서 "이 프로젝트의 유망성은 상당히 높다. 저희가 분석해 본 모든 유정에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암시해 주는 모든 재요소가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추 성공률이 20%인 것에 대해 "굉장히 양호하고 높은 수준의 가능성을 의미하는 수치"라면서 "20%의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말은 80%의 실패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유망구조를 딱 하나만 도출했다면 시추를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7개의 유망구조를 도출했는데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즈음에는 추가적인 유망구조를 도출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불거진 의혹에 대한 답도 나왔다. 액트지오의 주소지가 일반 가정집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저희 집이 맞다"면서 "저희 같은 소규모 컨설팅 리서치 회사는 실제로 시추를 담당하는 회사가 아니고 어떤 데이터를 해석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맡는다. 거의 모든 관련 기업들은 데이터 해석을 위한 3~5명 정도의 인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액트지오가 지난해 2월 한국석유공사와 계약할 당시 '법인 자격 박탈' 상태였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고 앞서 호주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에너지가 "장래성이 없다"며 한국에서 철수한 것이 알려지면서 액트지오의 의견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왔다. 소규모 기업이 한국 정부를 이용해 배를 불리는 모습으로 비춰진 것에 대한 비판 역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른바 유전 개발을 위한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막대한 예산이 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세금 낭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 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십중팔구 실패할 사안이라면서 전액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것도 걱정이고 주가 폭등에 따른 주식 투자자 대량 손실도 걱정된다. 뜬금없는 '산유국론'이 막판 대역전을 외치며 수천억 원을 쏟아붓고 국민을 절망시킨 부산 엑스포를 자꾸 떠올린다"고 밝혔다. '산유국의 꿈'을 부르짖는 이들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렇기에는 과거 '대국민 사기극'의 기억, 사용 가능성 등에 대한 의문이 더 큰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최근 세계가 대체에너지 개발과 활용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석유, 가스 발굴이 '환경 파괴, 시대착오'가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꿈을 꾸기에는 너무나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은 상황. 액트지오와 아브레우 고문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이유다. EP hcw@economicpost.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믹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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