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배추·무 재배면적 감소로 생산량도 줄면서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김장수요 감소에 따라 배추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는 한편 무의 경우 작황을 점검해 수급안정대책을 적시에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가을배추·무 재배면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2998㏊로 전년(1만3152㏊) 보다 1.2%(154㏊) 감소했다. 지난 2019년(1만968㏊) 이후 5년 만에 가장 작은 면적에서 재배가 이뤄졌다.
올해 가을배추를 심는 정식기(7~9월) 기상악화가 재배면적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발포털에 따르면 올해 전국 7~9월 폭염(33도 이상) 일수는 27.2일로 지난해 같은기간 13.1일 대비 2배 이상 많았다. 9월 중 1일 최대 강수도 올해 117.7㎜(9월21일)로 지난해 수치인 53.4㎜(9월20일)의 2배를 넘겼다.
김장철을 앞둔 상황에서 가을배추 재배면적 감소는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가격이 급등했던 상황이어서 배추를 중심으로 한 김장 물가에도 비상이 걸린 셈이다.
하지만 정부 측은 당초 전망치와 크게 다르지 않고 김장수요가 감소한만큼 김장배추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전망치가 "농업관측센터 전망치(전년대비 2.7%, 평년대비 4.9% 감소)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소폭 감소했고 고온으로 가을배추 초반(8월 하순~9월 중순) 작황이 부진했지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장의향조사 결과 김장수요가 지난해보다 3.2% 감소했다"며 "10월에는 배추 생육에 알맞은 기온이 지속되고 있어서 현재 수준의 작황만 유지된다면 김장배추 수급은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지난 29일 기준 배추 도매가격은 포기 당 3674원으로 지난달 중순 9537원까지 치솟았던 것을 감안하면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을배추 재배면적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작황이 양호한 전남, 충남, 전북에서 11월 상순부터 출하가 시작되면 가격은 더욱 하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무 역시 파종기 기상악화 등의 영향으로 가을무 재배면적도 5003㏊로 전년(6207㏊)보다 19.4%(1205㏊) 감소했다. 이는 통계청이 관련 통계 집계 이래 1975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측은 "농업관측 가을 일반무 재배면적 5139㏊와 편차가 크게 발생했다"며 "양 기관이 조사 표본이 다르고, 조사 방식도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조사시점 결주(고사·싹이 돋지 않은 면적)를 재배면적에서 제외하나 농업관측센터는 이를 재배면적에는 포함하고 향후 작황에 따라 단위면적당 수확량을 조정해 생산량을 산출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올해는 가을무 파종기인 8월 중순부터 9월 상순까지 이어진 고온으로 평년보다 늦은 9월 중순까지 재파종 및 보식을 한 농가들이 많아 조사 시점에 따라 재배면적 차이가 크게 발생할 수 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농식품부 측은 "올해 고온으로 재파종한 농가들이 많아서 종자업체들의 가을무 종자 판매량이 전년대비 약 15~2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2023년산 가을무는 생산량 과잉으로 11월 도매가격이 평년가격인 개당 1130원보다 35% 하락한 개당 740원으로 농가 수취가격이 급락했던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농업관측센터를 통해서 재배면적과 작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단위면적당 수확량 변동에 따른 생산량 전망 및 가을무 수요 등을 고려해 수급안정 대책을 적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체감물가 완화를 위해 배추와 무는 12월4일까지 할인지원을 추진 중이므로 김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1월에는 소비자가격 하락도 체감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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