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황채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법무장관으로 지명했던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이 21일(현지시각) 후보를 자진 사퇴했고 새 후보로 팸 본디 전 플로리다 법무장관이 지명됐다. 나름대로 빠른 수습을 했다고 하지만 대선 완성과 상하원 선거 승리로 '제왕적 대통령'이 되려던 트럼프의 리더십에타격이 된 것은 분명하다. 지난 13일 트럼프 당선인은 '트럼프 충성파'로 알려진 맷 게이츠 당시 하원의원을 법무장관으로 지명했다. 하지만 법률조직 관리 경험이 없다는 점과 강경 성향으로 인해 공정성과 중립성을 요구받는 법무장관직과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임명 직후부터 나왔다. 여기에 음주 의심 과속운전과 불법약물, 성희롱,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 등이 조명되면서 도덕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이미 그는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은 상황이었고 이 때문에 상원 인사청문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커졌다. 이에 게이츠 전 의원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만나 인준을 당부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불필요하게 장기화되는 워싱턴의 싸움으로 낭비할 시간이 없다. 트럼프 당선인의 법무부는 취임 첫날부터 제자리에서 준비돼야 한다. 트럼프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계속 헌신하겠다"면서 법무부 장관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게이츠의 노력에 깊이 감사함다. 맷을 멋진 미래를 갖고 있으며, 앞으로 그가 해낼 멋진 일들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바로 2019년 첫 탄핵소추 당시 변호인단에 있었던 팸 본디를 차기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게이츠 전 의원의 후보 사퇴는 곧 트럼프 정부 장관 후보들에게 불똥으로 다가왔다.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가 7년 전 성폭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던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인수위원회는 "헤그세스의 결백이 경찰 조사를 통해 드러난 것"이라고 밝혔지만 혐의가 밝혀진 만큼 상원 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에 지명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도 1990년대 후반 당시 23세였던 보모를 성추행한 사실이 알려졌고, 린다 맥맨 교육부 장관 후보자도 아동 성 착취를 방조한 의혹을 받고 있다. 여기에 정부효율부 공동 장관이자 트럼프 당선인 최측근으로 행보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CEO도 2016년 자신의 전용기에서 일하던 스페이스X 승무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트럼프 당선인 본인도 각종 성 추문 의혹을 받고 있는 중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실정과 카밀라 해리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개혁 미비'에 실망한 미국인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다시 대통령이 된 트럼프였지만 취임 전부터 터진 인사 문제, 특히 자신도 연루됐던 성추행 연루 인물들의 후보 지명은 리더십에 치명타가 될 것이 분명하다. 물론 트럼프 본인은 치명타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향후 인사 등 상원의 인준 문제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제왕적 권력'을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래저래 '인사가 만사'라는 교훈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현 상황이다. EP hcw@economicpost.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믹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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