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보약 한 첩보다 아침식사!

아침밥 먹기 운동

박명윤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4/11/29 [11:10]

[칼럼] 보약 한 첩보다 아침식사!

아침밥 먹기 운동

박명윤 논설위원 | 입력 : 2024/11/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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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연령별 아침 결식률(缺食率)은 12-18세 30%, 19-29세 37.4%, 30-49세 24.5%, 50-64세 10.7%, 65세 이상 4.3% 등으로 나타났다. 결식 이유는 ‘시간이 없어서’ ‘입맛이 없어서’ ‘전날 저녁을 과식해서’ ‘체중을 줄이려고’ 등 다양한 변명을 늘어놓는다. 

 

필자는 아침밥을 꼭 먹는다. 보건영양학(Public Health Nutrition)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보건학, 서울대)를 1983년 2월에 취득 후 여러 방송국(KBS, MBC, SBS, EBS, 평화방송 등) 요청으로 건강관리, 식생활, 건강기능식품 등에 관하여 1년에 50회 이상 방송(TV, Radio)을 했다. 아침 6시 생방송(live broadcast)이 있는 날에는 새벽 4시에 기상하여 아침을 먹고 방송국으로 갔다. 

 

아침식사 결식은 불규칙한 식사습관으로 이어져 과식, 야식, 결식 등의 악순환으로 인하여 장기적으로 영양 불균형으로 건강을 해친다. 아침식사를 거르게 되면 우리 몸은 장시간 공복상태가 되어 점심을 먹을 때, 우리 몸은 언제 음식이 들어올지 모른다고 판단하여 과식을 하여 지방으로 저장하고 결국 체중 증가를 유발한다. 이에 아침식사를 하면 체중 증가를 예방할 수 있다. 

 

우리는 수면 중에 대뇌(大腦)와 근육, 전신 세포는 300-500kcal 에너지를 소모하므로 아침식사를 결식할 경우 공복상태가 길어지고 혈당(血糖) 저하로 뇌신경이 둔해져 무기력해진다. 또한 머리가 무겁고 집중력이 저하되어 학습(근무) 의욕이 떨어져 학습(작업) 능률이 저하된다. 이에 아침식사를 하면 학습 및 업무능력이 향상된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 아침식사 결식이 성인이 된 후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심뇌혈관질환 등의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 연구팀은 2023년 정밀영양협회(Precision Nutrition Association) 학술대회에서 국내 청소년 아침 결식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서 발표했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주 5회 이상 아침 식사를 거르는 청소년의 비율(아침 결식률)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고등학생의 아침 결식률은 2011년 25.5%에서 2022년 41.3%로, 중학생도 같은 기간 23.2%에서 36.9%로 상승했다. 아침 결식률은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높게 나타났는데, 가구소득 수준이 상위 20%에 속하는 가구의 청소년 결식률은 16.9%였으나, 하위 20%에서 그 2배에 가까운 32.2%를 기록했다. 

 

아침식사 빈도는 각종 건강지표에도 영향을 미쳐 식사를 자주 거를수록 비만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 수치가 높게 나왔다. BMI가 상위 5%에 해당하는 비만(肥滿) 유병율도 아침 결식 빈도가 잦을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혈압(血壓) 역시 아침 식사를 하지 않을수록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모두 높게 나타나 향후 성인이 됐을 때 고혈압으로 발전할 위험이 클 것으로 예측됐다. 

 

아침 식사 결식이 잦으면 영양 섭취에 불균형이 생길 가능성도 커졌다. 분석 결과 아침 식사를 주당 2회 이하로 적게 하는 집단은 아침식사를 주 5회 이상 하는 집단보다 하루 열량 섭취량은 낮지만, 짜고 기름지고 식이섭유가 적은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결식이 잦은 집단에서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공복혈당, 인슐린 저항성 수치가 높아 비만·고혈압·고지혈증·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것이 이러한 식습관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 대표 오상우 교수는 “청소년에게 건강한 식습관을 키우고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지만, 바쁜 사회생활을 고려할 때 부모에게 강요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저소득층에서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으므로 지자체(地自體)와 교육당국이 나서 학교에서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등의 환경 조성에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쌀밥 중심의 아침 식사는 청소년들의 정서적 안정과 학습 능력을 높여주고 신체적 건강을 증진시켜준다. 

 

농협은 요즘 ‘아침밥 먹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침밥의 건강학적 가치를 강조해, 쌀 수요를 새로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농협은 정부 기관, 농업인 단체, 소비자 단체 등 농업관련 기관과 거래처, 군부대, 농식품 관련 기업 등 농협 협력기업을 대상으로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펴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협력기업 구내식당에 즉석밥, 떡국, 누룽지, 냉동 죽 등 쌀 간편식을 제공해 다양하게 쌀을 접하도록 하고 있다”로 했다. 

 

농협은 지자체 및 관계기관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무상이나 할인된 가격으로 쌀을 지원하고 있다. 협력 기관이 각 지역의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고품질의 쌀을 공급받는 방안이다. 농협 관계자는 “취약계층 나눔 행사, 구내식당 아침식사 운영 캠페인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아침 식사를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생들에게 건강한 아침밥을 단돈 1000원에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는 정부 지원 단가가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인상됐다. 전국 16개 시·도에서도 38억 원 수준의 추가 지원계획을 수립함에 따라 대학 부담이 완화되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42개교가 늘어난 186개교가 사업에 참여했다. 대학생들의 건강한 식습관을 정착시키고, 우리 쌀 소비도 늘리는 일석이조(一石二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천원의 아침밥’ 사업 참여 대학 전국 186개 대학을 대상으로 예산 93억원4800만원을 투입해서 각 대학에 아침밥 한 끼 당 2000원을 지원하여 총 450만명 분이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양질의 아침 식사가 가능한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대한 대학생의 인식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40개교 57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 사업을 통해 ‘아침밥의 중요성을 느꼈다’의 응답자 비율은 90.4%, ‘건강한 식습관에 도움이 됐다’는 의견도 90.5%에 달했다. 

 

‘아침밥 먹기 운동’을 통해 쌀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쌀은 탄수화물 외에도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 등을 함유하고 있어 영양학적 조성이 우수한 식품이다. 또한 쌀밥은 다른 부식과 잘 어울리기 때문에 다양한 반찬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면 부족한 영양소를 보완하여 학생이나 직장인의 두뇌 활동에 도움을 준다. 

 

전문가들은 운동선수 사이에서 도는 ‘단백질 만능주의’를 경고하며 균형잡힌 식단을 주문한다. 즉 탄수화물 섭취가 부족하면, 우리 몸은 단백질을 분해해 에너지를 얻는 데 사용하게 된다. 이에 애써 먹은 닭가슴살이 근육을 만드는 데 활용되지 못하고 에너지원으로 쓰일 수 있으므로 단백질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탄수화물을 함께 섭취해야 한다. 

 

우리는 흔히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말한다. 매년 밀가루, 육류의 소비가 증가하여 쌀 소비량이 줄어든다고 하지만 한국인 주식은 여전히 쌀이다. 주식인 쌀을 선택할 때 쌀 포장재만 잘 살펴봐도 좋은 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정부는 소비자가 쌀을 구입할 때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포장재에 쌀의 품질과 관련된 정보를 표시하는 ‘양곡표시제도’를 1994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현재 쌀의 의무 표시사항은 품목, 중량, 생산자와 가공자 또는 판매자(상호, 주소, 연락처), 품종, 생산연도, 도정일자(쌀·현미), 등급(멥쌀), 원산지 등 8가지이다. 임의 표시사항으로 단백질 함량이 있다. 이 가운데 품종, 생산연도, 도정일자, 등급은 밥맛을 결정하는 주요 항목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2005년 양곡 표시 사후 관리기관으로 지정돼 의무 표시사항을 거짓으로 표시하거나 과대 표시, 광고 행위와 미표시에 대해 집중 단속하고 있다. 위반한 업소는 ‘양곡관리법’에 따라 거짓 표시하면 형사처벌에 처하고 미표시한 때는 과태료를 부과한다. 정부·생산자·유통업자·소비자 모두의 관심과 참여로 양곡의 공정한 유통질서가 확립될 수 있다. 

 

백미 영양 성분(100g 기준)은 다음과 같다. 탄수화물 81.9g, 단백질 6.4g, 지질 0.5g, 칼슘 4mg, 인 104mg, 철 0.4mg, 나트륨 66mg, 칼륨 163mg, 비타민B1 0.11mg, 비타민B2 0.04mg, 나이아신 1.5mg 등이다. 쌀눈과 쌀겨를 미강(米糠)이라 한다. 쌀눈(배아)에는 기능성 성분(비타민, 미네랄, 옥타코사놀(octacosanol), 리놀레산(linoleic acid), 페룰산(ferulic acid) 등)이 함유되어 있으며, 쌀겨에는 섬유질, 식물성 지방이 풍부하다. 

 

‘기능성 쌀’은 영양성분을 보강하기 위해 일반 쌀에 특정 성분을 투입하거나 품종을 개량하는 방식으로 재배한다. ‘혈당(血糖)강하쌀’은 천연 미네랄인 바나듐(vanadium)을 함유해 당뇨 개선에 도움을 준다. ‘사포닌쌀’은 면역을 끌어올리는 사포닌의 함량이 1g당 0.2-0.5mg이다. ‘게르마늄쌀’은 개화기 전후로 벼잎에 액체로 된 게르마늄을 분사해 알곡 속 게르마늄 함량을 높인다. 붉은 색이 특징인 ‘홍국쌀’은 쌀에 홍국균을 넣어 발효한 뒤 이를 말려서 만든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도담쌀’은 착한 탄수화물로 알려진 저항전분(resistant starch) 함량이 인반쌀에 비해 10배 이상 높아 지방을 감소시키고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킨다. 위염에 도움을 주는 ‘조생흑찰’, 뇌 혈류 개선과 뇌세포 대사기능을 촉진시키는 ‘눈큰흑찰’ 등 다양한 기능성 쌀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쌀의 글루텐프리(gluen free·글루텐이 없는) 성질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글구텐이란 밀, 보리 등 곡물에 함유된 물에 녹지 않는 단백질 성분이다. 쌀에는 글루텐이 전혀 없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세계 글루텐프리식품 시장규모는 2021년 기준 78억5890만달러(11조원)로 집계됐다. 한국의 쌀가공식품이 세계시장에서 사랑을 받아 지난해 쌀가공식품 수출액은 2억1724만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에서 ‘냉동김밥’이 인기를 끌었다. EP

 

pmy@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박명윤 논설위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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