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주장환 논설위원] 방송인 박슬기가 과거 영화배우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폭로한 일이 있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 영화배우가 이지훈이라는 말이 떠돌았다. 그러자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자신을 갑질 당사자로 지목한 댓글을 캡처해 올린 후 “여러분의 추측은 아쉽게도 빗나갔다”며 “이제 더 이상 슬기한테도 뭐라고 하지 마시고 여기서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썼다. 이어 그는 “이런 일에 이름이 거론된 거 자체가 내가 부족해서”라고 마무리를 지었다. 이 글에서 참으로 인상적인 말은 “이런 일에 이름이 거론된 거 자체가 내가 부족해서”라는 부분이다. “내 탓이요” 라는 ‘자기 비움’에 가까운 이 말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과거 우리 정치인들은 어떤 일이 터져 자신이 이름이 거론되면 자신과는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거론 된 것 차제를 부끄러워했다. 이는 스스로를 낮추며 제대로 인격을 수양한 공인(公人)의 자세이며 처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나라 정치인들 중 상당수는 이와는 정반대다.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반성은 커녕 오히려 삿대질 한다.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고 죄를 지어도 오리발이다. 재판정을 소풍 다니듯 오가고 내키지 않으면 출정 안한다. 마음에 안들면 떼를 모아 우르르 탄핵한다.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법을 무시하고 우습게 아는 이런 행태는 참으로 괴이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여러번의 거짓말로 구설에 올랐다. 이번에는 또 “코로나 이후 연간 사용된 예비비가 1조5,000억원을 넘은 예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예산등을 잘라버린 비난에 대한 응수였다. 그러나 대통령실에 따르면 “2022년에 예비비로 4조9,000억원을 집행했고, 코로나 대응 이외에도 산불·태풍 피해 복구 등을 위해 2조 3,000억원을 집행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수 백지영이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5년 활동하며 느낀 건데 거짓말은 무조건 들킨다”라고 말했다. 성숙함이 깃든 멋진 깨달음이다. 우리 선조들은 부끄러움이 없도록 자신의 마음을 정화하고 행위를 정화하는 수양방법으로 신독’(愼獨)을 했다. 나 홀로 있을 때에도 조심한다는 의미다. 마음 닦음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은게 우리 정치판이다. EP jjh@economicpost.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믹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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