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황채원 기자] 29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해 화재가 일어나는 참사가 일어났다. 이날 새벽 태국 방콕을 출발해 오전 9시경 무안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인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는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하려다 사고가 났고 끝내 화재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승무원 2명은 구조됐지만 나머지 179명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의 마지막 일요일에 돌이키고 싶지 않은 비극이 펼쳐진 것이다. 이 여객기는 지난 2022년 11월 일본 간사이공항에서 이륙 직후 '조류 충돌'로 의심되는 엔진 고장으로 회항했던 전적이 있었다. 당시 제주항공은 엔진 공항을 조류 충돌로 축소 보고한 의혹을 받았는데 그 문제의 여객기가 이번에 대형 참사를 만든 것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8일 무안공항에서 태국 방콕을 오가는 정기 국제선 운항을 시작했는데 불과 3주 만에 대형 참사를 겪게 된 것이다. 사고가 나자 제주항공은 김이배 대표이사 명의의 '대국민 발표'를 통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탑승객분들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사고 원인을 불문하고 최고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주항공은 "현재로서는 사고의 원인은 가늠하기 어렵고, 관련 정부 기관의 공식적인 조사 발표를 기다려야하는 상황"이라는 말을 전하며 "빠른 사고 수십과 탑승자 가족 지원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국민 발표는 김이배 대표가 브리핑장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사고가 난 항공기는 지속적으로 정비를 했고 이상 징후가 없었다. 사고 원인은 정부 기관의 조사가 있어야 해 따로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는 말만 한 채 브리핑장을 빠져나갔다. 이후 진행된 제주항공 브리핑 역시 '지속적으로 정비를 했다'는 것을 강조했지만 내역을 공개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정부 기관 조사 중이며 조사를 통해 나오게 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리고 이날 저녁 김 대표와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애경그룹의 채형석 총괄부회장, 고준 AK홀딩스 대표 등 경영진이 유가족들이 있는 무안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김 대표는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유족들은 사고가 난 지 11시간이 되어서야 현장에 도착한 경영진을 향해 분노를 표출했다. 유족 임시 대표는 "서울에서 광주까지 KTX 타면 1시간 40분 만에 온다. 이제야 나타나서 뭐하겠다는 것이냐"라고 항의했고 김 대표는 "초동 대응을 위해 대책본부를 꾸렸고 본사에서 선발대를 포함해 250명이 도착해 대기하고 있다. 유가족 분들 각자에게 직원을 배정해 지원하겠다"고 해명했다. 김이배 대표는 2020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국제선 증선 등을 이루어냈고 제주항공은 지난해 1200만 명이 이용하고, 42개 여객기를 보유하는 등 저가항공의 1인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역대 최악의 항공기 사고와 더불어 기체 결함과 정비 미숙 등의 의혹에 제기되면서 성공 가도는 사실상 치명상을 입게 되었다. 정부의 조사가 이어지고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역대 최악의 참사, 그리고 정비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없는 지금, 제주항공은 신임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다. 김이배 대표의 책임있는 실천이 정말 필요해진 시점이 왔다. EP hcw@economicpost.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믹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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