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다 같이 죽자’는 게 아니면 타협하라

주장환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5/01/08 [08:20]

【칼럼】‘다 같이 죽자’는 게 아니면 타협하라

주장환 논설위원 | 입력 : 2025/01/08 [08:20]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유효기간 만료일인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포스트=주장환 논설위원】 나이는 들었으나 철없는 노부부가 있었다. 사사건건 자기 주장대로만 하려는 이들은 어느날 떡을 먹다가 마지막 1개가 남자 서로 먼저 먹겠다고 아웅다웅하다가 ‘먼저 말을 하는 사람이 지는’ 내기를 했다. 두 사람 모두 입을 앙다물고 상대방만 노려 보고 있는데 도둑이 슬그머니 방안으로 들어왔다. 깜짝 놀라 뒤로 나자빠질 뻔했지만 먼저 입을 떼면 내기에 질 판이라 그저 눈만 디룩거리고 있었다. 도둑이 여유를 부리며 물건을 털어 도망가자 그제야 아내가 “도둑이 다 훔쳐 가는데도 뭐하고 있는거요”하고 책망을 하자 남편은 기다렸다는 듯이 “내가 이겼다. 이건 내 떡이다”라며 기뻐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일반적인 상식이 눈앞의 이익에 어떻게 무너지는지 보여주고 있다. 이런 어리석은 일을 보통 사람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비이성적이고 욕심이 많고 자신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사람은 이런 짓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이 집단이나 나라의 지도자가 되면 그 해악은 상상할 수도 없이 크다.

서울서부지법은 ‘12·3 비상계엄 사태’ 내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 영장을 다시 발부해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경찰은 최정예 대테러 부대인 경찰특공대 투입까지 검토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대통령 경호처는 단호히 막아서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우파 진영과 민노총 등은 대형 집회로 서로 간의 세를 과시하고 있다.

이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자칫 큰 충돌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만약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이어진다면 둑이 무너지듯 모두가 휩쓸려 갈 수 있다.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인 스티브 배넌까지도 “지금 한국 상황이 급격히 통제 불능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는 이 사태를 연착륙시켜야 한다. 누가 잘했고 잘못했고의 문제가 아니다. 무너지면 둘 다 회복하지 못할 상처를 입는다. 이제 서로의 세도 과시했고 할 만큼 했으니 너그럽게 타협하는 게 모양새도 좋다. 이런 때 국가 원로가 필요하다. 덕망있는 분이 나서서 가교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 EP

jjh@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주장환 주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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