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뭔가 매끄럽지 못한 한미 외교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25/07/25 [08:40]

【사설】 뭔가 매끄럽지 못한 한미 외교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25/07/25 [08:40]

 

한미간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새 대통령이 취임한 지 50일이 넘었으나 정상 간 회담은 실종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방미 중이던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루비오 국무장관 겸 안보보좌관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 사정이 어떤지 정확히 밝히지 않아 모르는 일이지만 관례를 벗어난 이같은 일은 한미 외교가에서 흔한 일은 아니다.

24일 국내 언론이 면담 불발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미국 측 거절로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의 면담이 불발되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오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 호출 등으로 대면이 어려워 유선 협의로 진행했다는 것이다. 또 "루비오 보좌관으로부터 사과받았고 어떤 방식으로든 긴밀히 소통을 이어가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말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한미 외교가 뭔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우려를 불식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얼마전 위 실장이 미국에서 루비오 장관을 만나 한미 정상회담을 요청했으나 미국 측은 유구무언이었다. “우리 측은 조속한 시일 내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제반 현안에서 상호 호혜적인 결과를 진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했다”고 전했으나 미국 측은 말 조심 했다.

루비오 장관의 방한도 미뤄졌다. 백악관이 내놓은 이 대통령 당선 축하 논평에서는 “중국의 영향력 행사에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했다. 과거에는 이런 일이 있더라도 물밑접촉이나 비선을 통해 의사를 전달해 왔다. 그런 의미에서 이례적인 외교적 수사다. 뭔가 꺼림칙 하다.

한미는 오랜 동맹으로 과거 카터 행정부를 제외하면 이런 식으로 정도를 벗어나는 일은 거의 없었다. 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우리나라와 미국간 재무·통상 수장의 '2+2 통상 협의'도 돌연 취소됐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라고 한다. 조속한 시일 내 일정을 재조정한다고 하지만 개운치 못하다. 대통령은 물론 정부 고위관리들의 일정이나 외교적 미팅은 사전 조율과 엄격한 조정을 통해 이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담을 목전에 두고 대통령이 부른다 혹은 장관이 바쁘다며 취소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치료에 나서야 한다. 물론 지난번 G7 정상회담 때도 조기 귀국하는 등 럭비공처럼 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자주 봐온 터라 “그럴 수 있겠지” 하고 자위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경계심이 필요하다. 트럼프가 어떤 생각으로 새 정부를 길들이려 하는지 주도면밀하게 살펴 보아야 한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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