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김정은이 원하는 건···‘한미훈련 조정’에 방점

김여정 담화로 南 화해 손길 걷어차
속으론 ‘진정 어린 제안···’ 여지 남겨
北 5개년계획 차질빚을까 전전긍긍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5/07/29 [08:32]

【뉴스초점】 김정은이 원하는 건···‘한미훈련 조정’에 방점

김여정 담화로 南 화해 손길 걷어차
속으론 ‘진정 어린 제안···’ 여지 남겨
北 5개년계획 차질빚을까 전전긍긍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입력 : 2025/07/29 [08:3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 MBC에서

【이코노믹포스트=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이재명 정부가 내민 화해의 손길을 북한은 김여정 담화로 여지없이 걷어찼다. 그러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하반기 한미연합훈련 조정’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북한이 ‘진정 어린 제안을 해온다면’에 대한 화답이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2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한(조선·한국) 관계는 동족이라는 개념의 시간대를 완전히 벗어났다’는 제목의 대담을 발표하고 “우리는 서울에서 어떤 정책이 수립되고 어떤 제안이 나오든 흥미가 없으며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샌드타임즈는 지난 25일 “北, 남쪽서 진정 어린 제안하면 협상장 못 나갈 이유 없다”는 기사를 통해 북한 측이 최근 비공식 접촉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한국 종교계 인사가 중국 선양에서 북측 인사들과 접촉했고, 이 과정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왔다고 전해들었다”며 “이 인사로부터 ‘진정 어린 제안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것으로 보면 윤석열 정부 시기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대남 강경 기조를 고수하던 북한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남측의 일부 유화적 제스처에 일부 반응하는 조짐을 나타낸 듯 보인다.

북한이 언급한 ‘진정성’의 기준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축소 혹은 중단 여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과거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기엔 훈련을 연기하거나 축소한 사례가 있었고, 그럴 경우 남북 간 정례적 회담이 활발히 이뤄졌다”며 “8~9월 예정된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북한이 회담 재개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지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과거 비공식 접촉에서 “군사훈련이 없는 기간엔 기름이나 물자, 인력을 인민 경제에 돌릴 수 있는데, 훈련이 시작되면 군사 대응을 위해 자원이 낭비된다”고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특히 항공모함, 전략폭격기 등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심리적 압박을 준다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김여정은 담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거명하며 새 정부가 한·미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윤석열 정부와 다를 바 없다고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이재명의 집권 50여일만 조명해보더라도 앞에서는 조선반도 긴장 완화요, 조한관계 개선이요 하는 귀 맛좋은 장설을 늘어놓았지만 한·미동맹에 대한 맹신과 우리와의 대결 기도는 선임자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이어 “또다시 우리의 남쪽 국경 너머에서는 침략적 성격의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의 연속적인 강행으로 초연이 걷힐 날이 없을 것이며 미한은 상투적 수법 그대로 저들이 산생시킨 조선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해보려고 획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3주 앞으로 다가온 하반기 한미연합훈련 조정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동영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연합훈련 조정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그럴 생각이 있다. 29일 실무 조정회의에서 (8월 한미연합훈련) 문제가 주요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훈련 축소, 유예, 연기 중 어떤 것을 통일부가 건의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내일 논의되면 방향을 얘기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정 장관의 한미연합훈련 조정 건의 발언은 김여정의 담화가 공개된 뒤 나왔다.

정 장관은 “과거의 거친 담화에 비해서는 순화된 표현이라고 생각이 된다”며 “담화의 핵심은 (북이 남을) 냉정하게 지켜보겠다 그런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연합훈련이 가늠좌가 되지 않을까”라며 “이재명 정부의 정책기조는 윤석열 정책기조와 다르다”고 했다.

정부와 군은 다음 달 하반기 진행될 한미연합 을지프리덤실드(UFS) 연습을 예년 수준으로 실시하기로 한 상태다. 그런데 훈련을 약 3주 앞두고 국무위원이 ‘한미연합훈련 유예’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중국 선양에서 비공식 접촉을 한 인사는 “북한은 현재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마무리 시점(2025년 말)을 앞두고 있으며, 이를 성과적으로 마무리해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치적 명분이 강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 5개년 계획이 차질을 빚게 돼 북한 내부적으로도 긴장 완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넘어 ‘협력적 두 국가 관계’로 전환해야 인민 경제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실용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김영철, 리선권 등 대남 책임자들이 해외동포들에게 ‘장기적으로 통일을 지향한다’고 반응한 것도 상부의 전략 변화 조짐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EP

ysj@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양승진 북한전문 기자입니다. 좀 더 내밀한 북한 소식의 전령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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