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현대차·기아 주가, 재평가 받을까

김지혜 기자 | 기사입력 2025/10/17 [08:54]

불붙은 현대차·기아 주가, 재평가 받을까

김지혜 기자 | 입력 : 2025/10/17 [08:54]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포스트=김지혜 기자】 한미 간 관세 협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에, 그동안 주가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현대차와 기아가 전날 강세를 나타냈다.


증권가는 이번 관세 이슈가 국내 완성차 업종의 투자 심리를 단기간에 회복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밸류에이션이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점에서, 협상 타결 시 눌려 있던 주가가 정상 궤도로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현대차는 8.28% 급등한 24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 역시 7.23% 상승한 11만1300원에 마감했다.

두 회사의 주가 강세는 최근 답보 상태였던 한미 간 관세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이 촉매제가 됐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말 한국산 자동차와 일부 품목에 대해 미국의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했으나,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한국의 관세는 여전히 25%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일본과 유럽산 자동차에는 이미 15%의 낮은 관세가 적용되고 있어 국내 완성차 업계의 가격 경쟁력 저하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을 계기로 관세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이 확산됐다"며 "현대차와 기아는 도요타와 동일한 관세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되면서 미국 내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관세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된 오는 29일을 계기로 공식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7일부터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는 APEC 기간 중 한미가 최종 협상 타결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15일(현지 시간) CNBC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관세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고, 같은 날 미국을 방문한 구윤철 부총리도 "양국이 빠른 속도로 조율하는 단계"라고 언급해 기대감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관세가 25%에서 15%로 인하될 경우, 현대차는 연간 약 2조6000억원, 기아는 약 2조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자사주 매입 기대감도 주가의 추가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투자자 행사에서 2025~2027년 4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임 연구원은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현대차가 연말에 자사주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자사주 매입은 보통주 뿐만 아니라 우선주 매입 비중도 확대될 예정인 만큼, 우선주 투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관세가 최종 합의에 도달할 경우, 자동차 업종의 밸류에이션 정상화를 이끄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관세 우려가 해소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시 레벨업 과정에서 소외됐던 현대차와 기아의 기업가치 반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현대차는 도요타가 독점하고 있는 미국 대형 하이브리드 시장에 진출할 계획에 있어 점유율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며 "현대차와 기아가 여전히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 대비 저평가 상태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실적 회복과 함께 밸류에이션 정상화를 감안할 경우 내년 현대차는 40만원, 기아는 23만원 수준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번 관세 협상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관세가 15%로 조기 인하되더라도 약 1개월 반 가량의 비용 절감에 그칠 것"이라며 "현대차는 약 3000억원, 기아는 약 2500억원 수준의 손익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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