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선대 참배 간 김주애···왜 가운데 세웠을까?

김정은 올 ‘홀로서기’ 원년 선포할 듯
그때까지는 주애가 시선 돌리기 역할
당 제9차 대회에서 어떻게 될지 주목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26/01/07 [09:37]

【뉴스분석】 선대 참배 간 김주애···왜 가운데 세웠을까?

김정은 올 ‘홀로서기’ 원년 선포할 듯
그때까지는 주애가 시선 돌리기 역할
당 제9차 대회에서 어떻게 될지 주목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26/01/07 [09:37]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부인 리설주, 딸 주애와 함께 선대 지도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웨이보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2026년 1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딸 주애와 함께 선대 지도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당·정·군 지도 간부들을 병풍처럼 두르고 주애가 가운데, 그리고 김정은과 리설주가 옆에 섰다. 세 가족은 다른 간부들보다 한발 앞서 도열했다. 마치 연습이라도 한 것처럼 후계자 신고식 같은 모습이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과 TV는 기존 영생홀에 서 있는 장면에 그치지 않고 세 가족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입장 전부터 9장의 사진으로 구성했다. 처음부터 뭔가 작정을 하고 연출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다. 

금수산태양궁전은 북한 체제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장소로, 2022년부터 북한 매체에 노출된 주애가 금수산태양궁전을 공개적으로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것도 2023년 이후 처음이다.

그렇다면 왜 이 시점에 주애를 앞세우고 참배를 했을까.  

주애가 처음 북한언론에 공개된 것은 2022년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장에서다. 평양국제비행장(순안비행장)에서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실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을 둘러보고 김정은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이 공개됐다. 

당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공화국 핵무력 강화에서 중대한 이정표로 되는 역사적인 중요 전략무기 시험발사장에 사랑하는 자제분과 여사와 함께 몸소 나오셨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딸 모습이 북한 매체에 공개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아홉 살 어린 소녀는 김정은의 군사·민생·외교 행보 동행으로 주목을 받으며 보폭을 늘렸다. 그러다 지난해 9월 2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으로 무대를 국외로 돌렸다. 주애는 데뷔 3년여 만에 선대 지도자들에게 신고식까지 마친 셈이다.

주애가 북한 체제의 가장 신성한 장소인 금수산태양궁전을 처음 참배한 것은 단순한 자녀의 권위를 넘어 선대 수령들의 유훈을 직접 계승하는 ‘혁명의 계승자’로서의 지위를 대내외에 공식 선포하는 의미라는 분석이다.

5월1일경기장에서 1일 진행된 신년경축공연에 세 가족이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웨이보

 

◆김정은 올해 ‘제2 건국시대’ 열 것 

김정은은 지난해 10월 당 창건 80주년 기념일을 이틀 앞둔 8일 ‘제2 건국시대’를 선언했다. 

이는 ‘적대적 두 국가론’과 연결해 체제를 재정의하려는 전략적 메시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2의 건국은 김정은 자신을 새 시대의 창건자로 위치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 

김일성이 제1의 창건자, 김정일이 계승자라면, 자신은 북한을 재건국한 새로운 창업자라는 서사를 내건 것이다.

올해 9차 당대회 개최를 계기로 김정은은 ‘탈(脫)선대’, ‘적대적 2국가론’ 제도화의 원년을 선포할 가능성이 크다.

주애를 적극 내세우는 이유는 ‘주애=후계자’라는 이미지로 ‘제2 건국’이라는 본격적인 차별화를 시도하는 일종의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이목을 김주애로 향하게 하면 김정은의 ‘인자한 어버이 지도자’ 이미지 제고는 물론 당면한 한반도 정세 유동성과 관련해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 핵·미사일 개발로 인한 대북제재, 독재자 이미지 등을 희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집권 후 김정일 시기에는 존재 자체를 금기시하던 가족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 집권 초기 부인 공개를 통해 ‘리설주 신드롬’을 불러일으켰고, 이번에는 김주애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정은은 2023년 말 김일성의 민족·통일 중시 노선을 부정하는 ‘적대적 2국가론’을 천명한 이후부터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았는데 올해가 그걸 털고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일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 위원장의 딸 주애가 5일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건설장에서 식수를 하기 위해 삽을 들고 있다. 사진=웨이보

 

◆김주애 이름을 거명하지 않은 이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언론매체들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와 관련, 김주애와 리설주 이름을 빼고 사진만 보도했다. 

그동안은 주애가 어리고 내외의 관심이 커지자, 북한 당국이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식 참배인데도 호명하지 않은 이유는 아직 후계자 신분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고 보면 북한 매체에서 주애에 대한 이름을 한 번도 공식 거론한 적은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당 9차 대회에서 주애의 호칭이나 직위(제1비서)가 수여될 것이라고 보는데 아직은 미지수다. 

김정은의 홀로서기를 위해 주애를 십분 활용하는 게 그의 노림수라고 보면 주애의 활동은 점차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아직 어린 김주애가 후계자로 운운 되는 건 시기상조다. 그렇다고 김정은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 것도 아니다. 이래저래 당 9차 대회가 주목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EP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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