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매파'에서 '비둘기파'로? 케빈 워시를 주목하는 이유

황채원 기자 | 기사입력 2026/02/02 [09:55]

【칼럼】 '매파'에서 '비둘기파'로? 케빈 워시를 주목하는 이유

황채원 기자 | 입력 : 2026/02/02 [09:55]

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 후보자. 사진=AFP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압박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의장 후보자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까지이지만 조기 지명으로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워시 지명을 알리면서 "그를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 완벽한 인물상이며 절대 여러분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면서 인준 통과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워시 지명자는 2006년 35세의 나이로 연준 이사로 임명되며 역대 최연소 이사로 이름을 남긴 이래 2011년까지 G20 연준 대표 등을 맡은 바 있으며 2019년 10월에는 쿠팡 미국 본사인 쿠팡 Inc 사외이사를 맡은 바 있다. 

그는 과거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 정책을 지지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파'가 '비둘기파'가 된 형상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분명히 금리를 낮추길 원한다. 그의 인터뷰나 발언들을 보면 알 수 있다"며 워시를 옹호했고 한 자리에서는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소송을 걸겠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파월 의장과의 갈등이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것이니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100% 농담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뼈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가 지명된 30일, 미국 주가가 하락으로 마감이 됐고 지난 1년간 상승세가 이어지던 금은 가격이 폭락했다. 이는 곧 워시에 대한 금융당국의 기대와 우려가 한꺼번에 몰려 있다는 것을 반증한 것이다.

그동안 미국 금융시장의 가장 큰 걱정은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연준의 독립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워시는 과거 연준 이사로 활동했기에 연준을 잘 알고 과거 금리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채권을 매입한 정책을 비판했다는 점에서 연준 의장이 되면 결국 연준의 독립성을 지키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사전에 약속한 것이 없다"며 금리 인하 자신감 이유에 대한 즉답을 피한 이유도 독립성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미국 상원의 인준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오락가락 성향'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던 폴 크루그먼은 "민주당 정권 때는 긴축을 추구했다가 트럼프 당선 이후 금리 인하를 옹호하며 정치 상황에 따라 입장을 바꾸었다"면서 "(워시는) 정치적 동물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현재 상원 은행위는 공화당 13명, 민주당 11명 구도로 되어 있으며 민주당은 인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여기에 공화당 소속인 톰 틸리스 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파월 현 의장에 대한 미 법무부의 조사를 거론하며 "조사가 완전하게 해명될 때까지는 인준을 반대하겠다"고 선언해 인준을 장담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연준은 과연 독립성을 지킬 것인가? 자신의 과거를 깨고 정부의 '기준금리 인하'에 순응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맞설 것인가? 그 이전에 상원 통과가 쉽게 이루어질 것인가? 이래저래 알 수 없는 상황들이 지금 미국 금융당국에 놓여져 있다. SW

hcw@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황채원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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