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은 도움 안 됐다"···나토 탈퇴 시사

동맹 무용론에 흔들리는 글로벌 안보···러시아·중국 영향력 부상
동맹 해체라는 더 큰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적으로 다가와

조명애 워싱턴 에디터 | 기사입력 2026/04/02 [06:13]

트럼프, "한국은 도움 안 됐다"···나토 탈퇴 시사

동맹 무용론에 흔들리는 글로벌 안보···러시아·중국 영향력 부상
동맹 해체라는 더 큰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적으로 다가와

조명애 워싱턴 에디터 | 입력 : 2026/04/02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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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종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동시에 동맹국들을 향해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나섰다. 호르무즈 해협 관리 주체를 동맹국으로 넘기겠다는 구상과 함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까지 직접 언급하면서 국제 정세가 격랑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 부활절 행사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 책임을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이 직접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파병 요청에 응하지 않은 한국을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핵 무력(북한) 바로 옆에 4만 5,000 명의 군인을 두고 있는데도 한국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실제 주한미군 규모가 약 2만 8,500명 수준임에도 숫자를 크게 부풀려 언급하며,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 혜택에 비해 한국의 기여가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일본과 중국을 지목하며 "그들은 해협에서 석유의 90%를 가져간다. 그들이 (해협 관리를) 하게 두자"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이 더 이상 전 세계의 '경찰 국가' 역할을 수행하며 동맹국들의 에너지 통로를 무상으로 지켜주지 않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70년 넘게 유지된 서방 안보의 축, 나토에 대한 탈퇴 시사다.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 이후 미국의 나토 유지 여부를 묻는 말에 "이미 재고할 단계를 넘어섰다"며 탈퇴를 강력하게 검토 중임을 시인했다.

그는 나토를 "종이호랑이"라고 비하하며 "푸틴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미국은 자동 개입 수준의 지원을 했으나, 이번 이란 전쟁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의 군사 행동을 지원하지 않은 것에 대한 극도의 배신감이 반영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전후 국제 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동맹 재편'의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그는 안보를 '가치'가 아닌 '거래'의 관점에서 본다. 한국에 대한 파병 압박과 나토 탈퇴 언급은 차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통상 정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고도의 압박 전술일 가능성이 크지만 어쩌면 그 이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미국이 안보 우산의 철수를 시사함에 따라, 유럽 국가들과 한국·일본 등 아시아 우방국들은 자체적인 방위 역량 강화와 더불어 미국 없는 안보 체제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미국이 나토를 탈퇴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손을 뗄 경우,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발언이 단순한 협박을 넘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전 세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불확실한 '각자도생'의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전 종전 기대감으로 시장은 환호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동맹 해체라는 더 큰 지정학적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는 형국이다. EP

jma@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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