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환신’의 놀라움···1분기 매출 94조 원 넘어서

50조 원 규모의 신차 판매가 이뤄지며 정책 효과 “톡톡”
보조금’으로 지탱하는 소비인가 자발적 부흥인가는 “의문”

박상진 도쿄·베이징 에디터 | 기사입력 2026/04/06 [06:17]

‘이구환신’의 놀라움···1분기 매출 94조 원 넘어서

50조 원 규모의 신차 판매가 이뤄지며 정책 효과 “톡톡”
보조금’으로 지탱하는 소비인가 자발적 부흥인가는 “의문”

박상진 도쿄·베이징 에디터 | 입력 : 2026/04/06 [06:17]

Pixabay

【이코노믹포스트=박상진 도쿄·베이징 에디터】중국 정부가 내수 침체의 돌파구로 내건 ‘이구환신(以舊換新·중고 제품의 새 제품 교체 지원)’ 정책이 겉으로 보기에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5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만 6,000만 건 이상의 구매가 이뤄졌고, 매출액은 우리 돈 94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는 50조 원 규모의 신차 판매가 이뤄지며 정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것이 다.

중국 경제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붕괴와 저성장 기조라는 '내우(內憂)'에 직면해 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중국 정부가 꺼내 든 카드는 결국 강력한 '재정 투입'이다. 오래된 가전과 자동차를 바꾸면 파격적인 보조금을 주는 이 방식은, 단기적으로 지표상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는 확실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이구환신 신청이 141만 건에 달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히 소비 진작을 넘어, 중국이 공을 들이고 있는 전기차(EV)로의 강제적 전환과 공급 과잉 해소를 동시에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구환신 관련 내용은 겉으로는 화려한 경제 지표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중국 정부의 절박함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목이다. 내수가 받쳐주지 않으니 국가가 직접 나서서 보조금이라는 '마중물'을 붓고 있는 셈이다.

또 화려한 통계 수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첫째, 자생적 소비의 실종이다. 보조금이 없다면 과연 중국 소비자들이 움직였을까 하는 의문이다. 정부 재정에 의존한 성장은 보조금이 끊기는 순간 급격한 소비 절벽으로 이어지는 '조기 소비 편취'의 위험을 안고 있다.

둘째, 밀어내기식 공급망 관리다. 재고가 쌓인 구형 모델을 치우고 신기술 제품으로 가동률을 높이려는 국가 주도의 계획 경제적 성격이 짙다. 이는 시장의 자연스러운 수요-공급 원칙과는 거리가 멀다.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은 우리 산업계에도 양날의 검이다. 중국 내 가전·자동차 소비가 살아나면 우리 부품 업체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산 저가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디플레이션 수출'의 서막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중국의 1분기 성적표는 '회복'의 신호라기보다, 체제 유지를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수성(守城)'의 결과물에 가깝다. 거대한 보조금으로 쌓아 올린 소비의 성벽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P

p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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