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5만의 국가, 퀴라소 축구 대표팀의 '잃을 것 없는 도전'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26/06/15 [06:37]

인구 15만의 국가, 퀴라소 축구 대표팀의 '잃을 것 없는 도전'

임동현 기자 | 입력 : 2026/06/15 [06:37]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한 퀴라소 대표팀. AP

【이코노믹포스트=임동현 기자] 지난 11일(현지시간)부터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올해 48개국으로 본선 진출국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경기와 함께 더 많은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축구협회의 무능한 행정과 연이은 졸전으로 이전보다 월드컵에 대한 기대와 인기가 시들해졌지만 조별리그 첫 경기인 체코와의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두면서 조금씩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개막일이 언제인지도 모를 정도로 인기가 식은 것도 사실이기도 하다.

그런데 참가국 중 우리에게 다소 낯선 이름이 있다. '퀴라소'. 퀴라소는 카리브해 남부에 위치한 네덜란드 왕국 구성국으로 인구는 불과 15만명정도이다. 하지만 이 팀은 엄연히 지역 예선을 통과해 사상 최초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탈리아도, 중국도 이번에 이루지 못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퀴라소가 이룬 것이다.

이 나라에 우리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20년, 거스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그리고 2024년부터 지난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대표팀을 맡았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이 팀은 현재 두 가지 기록을 세웠는데 하나는 역대 월드컵 참가국 중 가장 최소의 면적과 인구, 또 하나는 월드컵 본선 사상 최고령 감독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1947년 생으로 올해 만 79세, 정확히 78세 260일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네덜란드 출신 선수들을 대표팀에 합류시키면서 퀴라소의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올 2월 딸의 건강 문제로 인해 한때 감독직을 사임하기도 했지만 상태가 호전되면서 다시 감독으로 복귀했고 마침내 월드컵에 나올 수 있게 됐다. 

현실은 물론 냉정하다. 퀴라소는 독일, 코트디부아르, 에콰도르와 함께 E조에 포함되어 있다. 개막 전에 열린 평가전에서도 잇달아 패하면서 모두가 48개국 중 최하위의 성적을 거둘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 14일(현지시간) 만나게 된 독일은 두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기에 상대가 약체라 해도 전력을 다해 뛸 것이 분명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독일과의 첫 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우리를 향한 기대가 높지는 않지만 우리는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잃을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퀴라소 대표팀의 단결력은 내가 이전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을 정도"라며 "독일은 압도적인 팀이지만, 우리가 어떤 팀인 지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시작된 경기. 퀴라소는 전반 5분 만에 펠릭스 은메차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전반 21분, 2004년생의 영건 리바노 코멘시아가 동점골을 넣으면서 퀴라소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었다. 이는 축구 강국에 대한 강한 선전포고이기도 했다.

물론 결과는 독일의 7대 1 대승으로 끝났지만 퀴라소의 투혼은 축구팬들에게 강렬한 기억을 남겼다. 동시에 그들의 도전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퀴라소의 '잃을 것 없는 도전'은 어떤 모습으로 마무리가 될 지, 북중미 월드컵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생겼다. EP

ldh@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임동현 취재부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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