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원부자재 공급망 확대하는 美⋯“정책·인센티브 시너지 지켜봐야”세계는 ‘약가 인하’ 추진 중⋯비즈니스 측면 미국 내 생산 부당
[이코노믹포스트=이한솔 기자] 미국이 바이오 원료의약품·원부자재 생산공급 확대에 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업계는 미국 정부의 정책과 인센티브에 맞물려 발생하는 시너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14일 미국정부가 코로나 백신 생산 등에 사용되는 ‘원부자재’와 해외 의존도가 높은 ‘원료의약품(API)에 대한 자국 내 생산용량 확대를 위한 투자와 인센티브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경우 일회용 어셈블리와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원부자재들이 코로나 백신을 위해 대량 사용되면서 지난해부터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한 상태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 백신 공급망 확대를 위해 30억 달러를 투자할 게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원료의약품의 경우 항생제나 비타민C, 이부프로펜, 히드로코르티손의 90%를 중국에서 수입한다. 또 타이레놀 성분 아세트아미노펜의 70%도 중국에서 수입하는 등 원료의약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의약품 공급망을 조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특히 후속조치로 100일간 의약품 공급망 대응 전략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미국 주요 기업들이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급증하는 시장 수요에 맞춰 바이오 원부자재 생산확대를 위한 투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써모피셔의 경우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사용되는 일회용 기술 제품 전용 생산시설을 테네시주 내쉬빌에 건설해 내년 2분기에 완공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코로나 관련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백신이나 바이오의약품 개발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자 6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과도 연계된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아반토는 무균유체 이동에 사용되는 연동펌프와 일회용 튜빙, 그 부품 등을 생산하는 미국 일리노이즈주 소재 마스터플랙스 사를 29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를 통해 아반토는 △항체 △세포·유전자치료제 △백신·mRNA 생산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다나허 자회사 ‘싸이티바’와 ‘폴’은 바이오 소부장에 대한 수요 대응을 위해 15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부적으로는 정제에 사용되는 크로마토그래피 레진 생산시설의 미국 내 설립을 위해 6억 달러, 세포배양배지 생산 확대에 4억 달러, 바이오리액터 백과 필터 등 일회용 기술제품 생산에 3억 달러, 기존 시설 확장에 2억 달러로 구성됐다.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항생제 독립을 위한 첫 삽을 펐다. 페니실린계 항생제인 아목시실린은 미국 내 처방 항생제의 30%를 차지하는 중요한 품목이다. 미국 내 유일 생산 아랍에미레이트 기업이 지난해 문을 닫으면서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미국기업 잭슨 헬스케어는 이 공장 인수를 발표하면서 USAntibiotics로 생산시설을 명명하고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필수의약품·원료의약품 제조업 강화를 위한 미국 기업의 첫 번째 사례라고 밝힌 바 있다.
협회 관계자는 “이런 미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향후 미국 정부의 정책 및 인센티브와 맞물려 어떠한 시너지를 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미국 바이오소부장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는 시장 논리상 당연해 보이나 원료의약품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약가 인하 정책이 계속되고 있어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타당하지 않은 측면이 강하다”고 밝혔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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