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세계 물류 대란, 내년까지 경제 적신호

코로나19로 물류 인력 감소, 밀려드는 화물 누가 처리하나
항만 병목 현상에 물가도 상승, 국내 수출도 빨간 불

오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1/10/19 [09:18]

코로나19로 전세계 물류 대란, 내년까지 경제 적신호

코로나19로 물류 인력 감소, 밀려드는 화물 누가 처리하나
항만 병목 현상에 물가도 상승, 국내 수출도 빨간 불

오영주 기자 | 입력 : 2021/10/19 [09:18]

[이코노믹포스트=오영주 기자전세계가 최악의 물류 대란으로 시름하고 있다. 다음 달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쇼핑 시즌으로 인해 전세계에서 출발한 수많은 컨테이너가 항구에 도착했지만, 제대로 매장에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인 것. 이대로 기간 내 매장 진열대를 채우지 못하면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줄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구와 롱비치 항구에는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도착한 의류, 가구, 전자제품, 장난감 등의 화물선이 떠 있지만, 화물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컨테이너가 500만개에 달한다.

영국에서는 석유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차에 기름을 넣지 못하게 되면서 주유소 앞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애플은 신형 스마트폰 배송에 최대 4주가 걸린다고 공지하는가 하면, 코스트코는 키친타월과 생수 등 일부 품목의 판매량을 제한했다.

이러한 사태의 원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항만 병목 현상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두고 급증한 수입 화물을 원활히 처리할 길이 막힌 것. 

자료=한국관세물류협회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트럭기사들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항구에서 컨테이너를 운반할 트럭 기사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코로나 사태로 줄어든 화물 하역 인력은 약 30% 수준이다. 여기에 컨테이너 운임 가격은 1년새 4배로 치솟았다. 

이처럼 물류 대란이 일어나면, 물가도 치솟으며 전반적인 경제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동월 대비 5.4% 상승했다. 휘발유와 식료품 가격은 전월보다 1.2% 뛰었다.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반 토막이 났으며, 노동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노동자들의 파업이 늘어나, 결국 경기 회복 속도를 더디게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P

 

다급해진 바이든 정부는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회의를 열고 LA항과 롱비치항의 24시간 운영 체제를 마련하는 한편, 월마트와 홈디포, 타깃 등 유통업체와 페덱스, UPS 등 운송업체들의 운영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화물선을 빌려 상품을 실어나르거나, 중국 직항 대형 화물기를 띄우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 전세계 심각한 물류 대란, 내년에도 지속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류 대란은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피터 부티지지 미국 교통장관은 17일(현지시간) CNN을 통해 "우리가 올해 경험하고 있는 많은 (물류의) 어려움들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장·단기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취해야 할 조치들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설문조사에서도, 67명의 경제학자 중 약 절반은 공급망 문제가 내년에도 대부분의 기간 미국 경제를 짓누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응답자의 45%는 내년 하반기에야 공급망 병목 현상이 대부분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으며, 그 전에 공급망 문제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응답은 40%에 그쳤다. 조사에 응한 경제학자 중 절반은 향후 12∼18개월간 공급망 병목 현상이 미국 경제에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국에서도 기업인 10명 중 6명은 공급망 마비가 앞으로 1년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회계법인 딜로이트가 3분기 영국 주요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92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57%가 이같이 답했다. 

◇ 물류 마비에 국내 반도체 수출 어려워…밥상 물가도 상승

이러한 물류 마비는 우리나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먼저, 수출 중심의 우리 기업들이 발목을 잡혔다. 지난달 수출액은 558억 3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하반기 실적은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중국발 전력난 등이 물류 대란에 더해지면서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가전, 스마트폰 등의 수출 하락세가 예상된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상당히 글로벌 서플라이체인이 취약한 국가다”라면서 “대부분 외국에서 가져와 수출해야 하는 만큼 (현재의 물류 대란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물류 대란으로 인한 밥상 물가도 치솟고 있다. 올해 1~8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21만7709t으로 평년(26만7915t) 대비 18.7% 감소했으며,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돼지고기 수입단가는 지난 4월 ㎏당 3.59달러에서 7월 4.49달러로 3개월 새 25%나 올랐다.

수입육의 물가 상승은 국내산 육류의 물가까지 끌어올렸다. 17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한우 등심 소비자가격은 ㎏당 11만796원을 기록했다. 이달 6일 사상 처음으로 11만원을 돌파(11만432원)한 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9만8811원)에 비해 12.1%,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말(9만94원)보다 23% 뛴 상황이다.

국산 돼지고기도 마찬가지다. 15일 기준 삼겹살 소비자가격은 ㎏당 2만6132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24.7%, 2019년 말과 비교해선 47.1% 급등했다. 삼겹살 가격이 2만50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2011년 구제역 파동 이후 10년 만이다. EP

oy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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