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에 목이 말라야 한다

주장환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2/10/18 [07:45]

[칼럼]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에 목이 말라야 한다

주장환 논설위원 | 입력 : 2022/10/18 [07:45]

 

[이코노믹포스트=주장환 논설위원] 해방과 6.25 및 5.16 이후 이 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에 대해 목이 말랐다. 이승만 대통령이나 김구 선생이나 너 나 할 것 없이 이 나라의 재건에 몸과 마음을 바쳤다. 박정희-김대중 대통령,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등 이 나라 정재계의 혈기넘친 도전자들은 우리 민족을 일으켜 세우자는 데에 뜻을 같이했다. 이들과 국민들 모두의 힘이 합쳐져 이 나라는 세계적인 찬사를 받으며 기적처럼 일어섰다. 민족중흥과 사업보국(事業報國)은 이 나라, 이 민족의 정신이었다.

그러나 한 세대가 막을 내린 지금 이 나라에 이런 정신을 가진 지도자는 찾아 보려야 볼 수가 없다. 정치인들은 저질화되어 버린 지 오래고,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전 세대에게 물려 받은 유산으로 손쉬운 사업에만 손대며 희희낙락하고 있다.

정치판은 참으로 기가 막히다. 누군가는 3류라 했다지만 4류, 아니 5류 수준이다. 눈만 뜨면 남의 꼬투리를 찾아나서는 것이 세비를 몇 억이나 받아 챙기는 이들이 하는 일이다. 거짓말하기, 남에게 덮어씌우기, 오리발 내밀기 등이 일상이다. 귀먹은 사람 귀에 대고 욕질하기, 논에 물귀(물길) 막기, 제사용품에 오줌싸기 등 온갖 악행을 다 한 놀부보다 더하면 더하지 못하지 않다. 일부 기업들은 동네 구멍가게를 죄다 먹어치우면서 물건값을 듬뿍 올려놓고, 일부 배달 플랫폼은 죄 없는 상인들과 국민들에게 배달비를 부담지우고 있다. 일부 갑질 프랜차이즈가 납품단가를 후려치고 특정 제품을 강요하는 일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는 국민들의 의지에 달렸다. 해방 이후 절대적으로 순탄하지 않았던 길이었지만 몇몇 훌륭한 지도자들과 국민들의합심과 단합에 의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지켜냈다. 그러나 이대로 가다가는 앞날이 뻔하다. 우리는 여기서 그쳐서 안된다. 새로운 생존과 경쟁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경제 불황의 늪에 허덕이는 국제사회는 다시 냉전의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몇몇 국가들은 권위주의, 자국 우선주의 체제로 회귀하고 있다. 우리가 동력을 상실하고 좌고우면할 때 위기는 닥쳐온다. 아놀드 토인비는 문명 발전의 인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 했다. 창의력으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윤택한 삶의 길을 개척해 왔고, 소극적인 방어보다는 적극적인 응전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만 살아남는다.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차리자. 공자는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君君臣臣父父子子)'라고 정치의 요체를 설명했다. 제 자리에서 제 할 일을 충실히 하면 모든게 저절로 잘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부박한 정치판을 갈아엎고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하는 정치판을 만들자. 그리하여 다시 태어난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내자. 그래야 이 나라에 미래가 있다. EP

jjh@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주장환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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