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당뇨병(Diabetes)

당뇨병 환자 600만명

박명윤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3/12/01 [08:53]

[칼럼] 당뇨병(Diabetes)

당뇨병 환자 600만명

박명윤 논설위원 | 입력 : 2023/12/01 [08:53]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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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당뇨병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Korean Diabetes Association)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유병률은 2001년 8.6%에서 2010년 10.1%로 증가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당뇨병 유병률(有病率)은 13.6%로 약 600만 명이 당뇨병 환자이다. 공복혈당장애로 불리는 당뇨병 전 단계 유병률(41.3%)까지 합하면 국민의 54.9%는 당뇨병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은 ‘세계 당뇨병의 날’에 즈음하여 당뇨병 질병 부담과 관리 현황을 소개하고 예방 관리를 위한 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당뇨병은 고혈압(hypertension)에 이어 단일상병 기준 진료비 지출이 두 번째로 높다. 2022년 당뇨병 진료비는 3조4169억원으로 2018년(2조4742억원) 대비 38.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진료 환자 수도 369만2000명으로 21.1% 뛰었다. 

 

당뇨병과 고혈압, 두 질환은 상관성이 높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고혈압이 2배 많이 발견되고, 고혈압 환자는 당뇨병 발생 위험이 2.5배 높다. 두 질환이 모두 있다면 심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가파르게 상승한다. 당뇨병 환자의 문제는 3명 중 1명은 자신이 당뇨병 환자인 줄도 모른다는 것이다. 

 

당뇨병의 3대 증상은 ‘다음(多飮) 다식(多食) 다뇨(多尿)’이고 체력저하와 피로, 무기력 등이 나타나지만,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당뇨병 인지율이 66.6%, 치료율은 62.4%에 그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나이가 40세 이상이거나 가족력(家族歷) 등 위험인자가 있는 20세 이상은 매년 선별검사를 받아야 한다. 

 

세계 당뇨병의 날(World Diabetes Day)은 국제연합(UN)과 세계보건기구(WHO) 그리고 세계당뇨병연맹(IDF)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세계보건기구는 1991년에 세계당뇨병연맹과 공동으로 전세계적으로 늘어나는 당뇨병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자 매년 11월 14일을 ‘세계 당뇨병의 날’로 제정했다. 이어 2006년에는 세계 당뇨병의 날에 관한 UN결의안이 채택되었다. 

 

세계 당뇨병의 날 엠블럼(emblem, 상징)에 나타난 파란 동그라미(Blue Circle)는 2006년 12월에 UN에서 채택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동그라미 모양은 자연에 많이 존재하며 새벽을 의미한다. 또한 긍정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으며, 문화를 초월하여 삶과 건강을 상징한다. 푸른색은 하늘을 상징하며 희망을 의미하고, 국가 사이의 화합을 상징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UN의 깃발을 상징하며 당뇨병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낸다. 

 

매년 세계 당뇨병의 날의 하이라이트는 지구촌을 푸른빛으로 감싸는 ‘푸른빛 점등식’이다. 전세계 16개국 이상에서 참여하며, 각국을 대표하는 유명한 건물이나 유적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전 세계적 행사가 되었다. 푸른빛 점등식을 통해서 당뇨병의 예방과 관리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참여를 홍보하며 환자들에게 당뇨병 극복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전달하고 있다. 또 푸른색을 의미하는 사진을 SNS에 올리는 개인적인 캠페인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올해 세계당뇨병의 날 기념행사가 11월 14일 오후 5시에 청와대 본관 대정원 앞에서 열렸다. 기념행사에서 푸른빛 점등식과 함께 보건복지부장관상, 모범 교육자상, 모범당뇨인상, 젊은 당뇨인 꿈 장학금 시상 등도 함께 진행되었다. 젊은 당뇨인 꿈 장학금은 경제적 사각지대에 놓인 젊은 당뇨인(19-29세)을 대상으로 장학금 지원을 통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것을 돕기 위해 마련했으며, 장학금은 1인당 100만원을 지원한다. 

 

세계 당뇨병의 날은 각국 정부에 대해 당뇨병의 예방, 관리 및 치료,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 시스템 개발, 그리고 범국가적인 정책을 시행하도록 촉구하면서 국제적인 캠페인으로 정착했다. 세계 당뇨병의 날을 11월 14일로 정한 이유는 인슐린(insulin) 개발 등 당뇨병 치료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1923년 노벨 의학상 수상자인 캐나다 출신의 의사·생리학자 프레드릭 밴팅(Fredrick Banting, 1891-1941) 박사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대한당뇨학회는 당뇨병의 통합적 관리 필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해피클로버’ 캠페인을 전개한 바 있다. 즉 행복을 의미하는 클로버(Four-leaf Clover)의 네 잎에 혈당, 혈압, 지질, 체중 등 당뇨병 합병증의 위험요인을 각기 대입해 ‘당뇨병 환자들의 행복한 건강관리가 혈당, 혈압, 지질, 체중 등 4가지 관리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전달하고자 하는 캠페인이다.

 

당뇨병 관리 10가지 기본 원칙은 △혈당을 잘 관리한다, △고혈압 관리에 힘써야 한다, △식사요법을 잘 실천한다, △적정체중을 유지한다, △운동요법을 잘 실천한다, △약물요법을 잘 실천한다, △정기검진을 빠뜨리지 않는다, △저혈당에 주의한다, △스트레스를 잘 관리한다, △발을 잘 관리한다 등이다. 

 

당뇨병 환자의 치료를 단순히 혈당 조절만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보다 범위를 넓혀 미세혈관 및 대혈관 합병증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는 치료까지로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ABC로 요약하여 각각의 목표를 설정하여 다각적인 측면의 치료를 강조하고 있다. 

 

A: 혈당(당화혈색소, HbA1c) 조절 목표

 

제2당뇨병 환자에서 미세혈관(微細血管)합병증 및 대(大)혈관합병증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혈당 조절이 필요하다. 혈당 조절의 평가는 당화혈색소를 기준으로 하지만 식전(공복), 식후 2시간 및 취침 전 혈당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혈당 조절의 목표는 당화혈색소 6.5% 이하로 하고, 환자의 상황에 따라 개별적으로 적용한다. 당화혈색소가 1% 올라가는 것은 혈당 수치가 평균 30mg/dL 정도 올라가는 것을 의미한다. 

 

당화혈색소(糖化血色素)란 지난 2-3개월 동안의 평균적인 혈당조절 상태를 알려주는 수치이다. 적혈구내에는 혈색소(헤모글보빈)라고 하는 단벡질이 들어 있다. 혈당이 높아지면 포도당이 혈색소 일부와 결합하게 되는데 이렇게 혈색소에 포도당이 결합된 상태를 당화혈색소라고 부른다. 당화혈색소는 혈당이 높은 정도와 적혈구가 포도당에 노출된 기간에 비례해 증가하며, 정상인의 당화혈색소 범위는 4-6%이다. 

 

B: 혈압(blood pressure) 조절 목표

 

당뇨병 환자는 병원 방문 시마다 혈압(血壓)을 측정하는데, 이때 목표 혈압은 140/90mmHg 미만으로 한다. 고혈압이 있는 환자에서 치료적 생활습관 교정은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혈관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나트륨(Natrium, Na) 섭취를 줄이고, 나트륨 배설을 촉진시키는 칼륨(Potassium, K) 섭취를 증가한다. 

 

C: 지질(Cholesterol) 조절 목표

 

혈중지질 검사(총콜레스테롤,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는 당뇨병 진단 시와 이후 매년 시행한다.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경우 적극적으로 생활습관을 교정하여야 한다. 지질 조절 목표는 LDL(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100mg/dL 미만, HDL(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40mg/dL 이상, 중성지방(Triglyceride) 150mg/dL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당뇨병을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진짜 무서운 이유는 예고 없이 덮쳐 죽음까지 부를 수 있는 다양한 합병증(合倂症) 때문이다. 당뇨병은 인슐린(insulin) 분비나 작용에 문제가 생겨 포도당이 세포 내로 공급되지 못하고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당뇨병은 원인에 따라 1형(소아) 당뇨병과 2형(성인) 당뇨병으로 나뉜다. 1형당뇨병은 췌장(膵臟)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경우이며, 2형당뇨병은 운동부족, 고열량 식사로 인해 비만해져서 인슐린 저항성이 심해지고 이를 극복할 만한 충분한 인슐린 분비가 되지 못하는 경우이다. 

 

당뇨병이 심해지고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갈증이 나서 물을 많이 마시는 다음(多飮), 소변을 많이 보는 다뇨(多尿), 많이 먹게 되는 다식(多食), 체중감소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당뇨병 초기에는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어 모르고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당뇨병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 당뇨병은 고혈당 자체로 인한 증상보다 합병증이 더 위험하다. 혈당이 높으면 피는 물엿처럼 끈적끈적해지고, 끈적끈적해진 피 때문에 우리 몸의 말초조직까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어 만성 혈관합병증이 발생하게 된다. 

 

당뇨병 만성혈관 합병증은 눈, 신장(腎臟, 콩팥) 등 작은 혈관부터 심장, 뇌 등 큰 혈관까지 인체 모든 혈관에서 나타날 수 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diabetic retinopathy, 網膜病症)으로 실명의 원인이 되므로 매년 안과에서 망막검사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성 신증(diabetic nephropathy, 腎症)으로 인한 부종과 요독증으로 신장 투석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또한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생겨 양쪽 발끝이 저리고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나 무감각으로 고생할 수 있다. 

 

합병증이 심장에 오면 협심증(狹心症), 심근경색증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뇌혈관에 오는 경우 뇌졸중(腦卒中)이 와서 편측에 마비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리 동맥혈관이 막히면 발가락 끝이 까맣게 되거나 발에 가벼운 상처가 나도 쉽게 낫지 않고 궤양이 생기는 ‘당뇨발’이 될 수 있다.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맞춤 처방된 약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환자별 맞춤처방이 가능한 다양한 약제들이 나와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과 합병증은 줄일 수 있게 됐다. 약물 치료와 더불어 식사와 운동 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식사 관리나 운동을 통한 생활습관 개선이 동반되지 않으면 약의 효과를 보기 어렵다. 

 

제2형 당뇨병의 경우 비만한 사람이 발병률이 높아지는 만큼 평소 식단조절과 운동으로 관리에 나서는 게 중요하다. 당뇨병 환자 중에는 ‘유산소운동’만 고집하는 사람이 있으나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을 한 당뇨인은 유산소운동만 한 당뇨인보다 당화혈색소가 더욱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10초에 3명씩 환자가 발생한다고 알려진 당뇨병은 생활습관병(生活習慣病, lifestyle disease)인 만큼 체중관리, 운동과 식단, 금연 및 절주 등을 통해 예방과 조절이 가능하다. 지난 몇 년 동안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으로 인하여 후순위였던 비감염성질환(noninfectious disease)에 대한 관심이 요즘 높아지고 있다. 이에 당뇨병 예방관리 수칙을 실천하여 당뇨병과 합병증을 막아야 한다. EP

pmy@sisaweekly.com

이코노믹포스트 박명윤 논설위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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