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트럼프의 욕지거리가 주는 경고

주장환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4/05/30 [07:07]

[칼럼] 트럼프의 욕지거리가 주는 경고

주장환 논설위원 | 입력 : 2024/05/30 [07:07]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AP

[이코노믹포스트=주장환 논설위원] 트럼프 행정부에서 재임한 고든 손들런드 전 유럽연합(EU)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나눴던 대화에서 "대통령 각하, 솔직히 김정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트럼프는 "그 X(fucker)은 기회가 있으면 내 배에 칼을 꽂을 것"이라고 내뱉었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트럼프는 철저한 장사꾼으로 정평이 나있다. 섹스 스캔들로 해가 지는 줄 모르고 거짓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산다. 미국사람들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도 트럼프의 뻔뻔함에 혀를 내두른다. 그런 그이지만 장사꾼 답게 사람을 평가하고 거래를 하는 데는 귀신같다. 그는 자서전 <거래의 기술>에서 “나는 거래를 성사시키는 능력은 천부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자랑하고 있다. 이렇게 상대방에 대해 냄새를 잘 맞는 트럼프가 최악의 욕(fucker)을 써가며 김정은이 자신의 배를 찌를 것이라고 했다면 그의 판단이 그다지 틀려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의 자서전을 보면 그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공공기관까지 능친다. 웬만한 사람들을 그의 거짓말에 넘어가고 속는다. 자신의 의도를 숨기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데 천부적이다. 지금도 여러 범죄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허위 증언 공모, 허위문서 제공 등 온갖 술수로 재판정을 모독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식의 술수는 북한이 전문이다. 이들의 기만전술이나 억지, 터무니없는 변명, 덮어씌우기. 오리발 내밀기, 상상을 불허하는 거짓말은 이제 어린애들도 안다. 그런데 다 큰 한국 어른들 중에는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어리둥절하다 못해 참으로 기이하다.

미국전쟁연구소(ISW)가 최근 내놓은 중국의 대만 지배 4단계 시나리오에서 3단계 전략은 우리를 오싹하게 만든다. 중국은 대만 내부에 ‘중국과의 화친을 통한 평화’ 여론을 확산시키는 전략을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한일 등 주변국이 대만에 신경 쓰지 못하도록 북한의 핵실험 및 국지 도발 등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연방의회 관계자는 “중국과 북한·러시아 등은 하나같이 도발을 계속하면서도 겉으로는 평화를 외치고 있다. 중국 등이 벌이고 있는 심리·여론전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어떤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가지지 않는다고 변명해 주고 천문학적인 돈을 지원해 주었으며 또 어떤 대통령은 핵개발이 완성되자 남한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대변해 주었다.(그러나 최근 김여정은 남한은 노린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공갈쳤다). 그는 아직도 김정은이 “핵 사용 생각없다”고 말했다며 허공을 걷고 있다.

‘천하수안망전필위(天下雖安忘戰必危)’라 했다. 세상이 아무리 편안해도 전쟁을 잊고 지내면 반드시 위태로워진다. 평화를 운운하면서 상대 눈치를 살피면 오히려 화를 불러들인다. 미국 NBC 뉴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10년 내 가장 도발적인 군사 행동인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군사정찰위성 발사, 대남 오물 풍선 살포, GPS 교란 공격, 탄도미사일 발사 등 일련의 행동을 보면 트럼프의 욕지거리와 이런저런 경고를 허투루 볼 일이 아니다. EP

jjh@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주장환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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