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업계에선 한국씨티은행의 개인·카드 고객 규모가 기존 금융사 입장에서도 매력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수합병(M&A)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지속적인 사업전략 재편의 일환으로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인도, 호주 등 총 13개국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접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제인 프레이저 최고경영자(CEO)는 “싱가포르‧홍콩 등 4개 국가에서만 아시아와 EMEA(유럽·중동·아프리카)의 소비자 금융 프랜차이즈를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수익 개선이 필요한 사업 부문에 투자를 집중하는 차원이라고 재편 방향을 설명했다.
이처럼 씨티그룹이 한국 소매금융 부문에서 손을 떼는 것은 고강도 금융규제와 초저금리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 수익을 올리기 어려워진 탓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한국씨티은행의 개인‧소매금융 부문 순이익은 최근 수년간 부진했다. 지난 2018년 721억 원에서 2019년 365억 원으로, 지난해는 148억 원으로 매년 반토막 부진을 보여왔다.
현재 업계에선 한국씨티은행의 구체적 출구 방식과 관련 각종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씨티은행이 자산관리(WM) 부문에 강점이 있는 데다 은행업 라이선스 확보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수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에 무게감이 쏠린다.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관리 부문에서 창립 이래 최대 성장을 기록했다. 개인대출 자산은 12조 원 수준으로 전년에 비해 9% 올랐다. 신용카드 자산도 약 1조8,000억 원으로 업계 대비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한국씨티은행의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OK금융그룹과 DGB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을 거론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금융사 모두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선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의 ‘몸값’을 2조 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매각이 지지부진할 경우 사업 자체를 접는 방식도 거론된다. 앞서 한국HSBC는 지난 2013년 수익 부진 등을 이유로 국내 소매금융 사업을 접은 바 있다. 이 회사도 당시 매각을 추진했으나 무산되면서 결국 서울 지점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폐쇄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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